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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카이야기

[스크랩] 초가삼간 여수 나들이...(1)

 

 

언제부터인가 연례행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우리 초가만의 유일한 1박 2일 나들이,

올 5월에 한국을 방문하면 꼭 찾겠다고 하셨다는 

고 유리아님과 삐삐아빠님과의 약속,

그 약속을 끝내 지킬 수 없었던 아쉬움과 서운함에 주선해 주신 삐삐아빠님,

우리 초가만의 그런 따뜻한 사랑으로 이번 나들이는 시작되였습니다.

 

한 달 여 전부터 공지를 올려

보다 많은 보고 싶은 분들이 참여하시길 바랬고,

게다가 세월호 대참사로 온 국민들이 술픔에 빠져있는 요즘이라서

여행 광인 저도 가볍지만은 않은 심경으로 떠났습니다.

그래서인지,서울에서 관광버스로 이동하려던 당초 계획대신

최소 인원 6명으로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6시 30분에 만나기로 약속됐습니다.

 

일기예보를 보니,전국적인 비 예보도 있어서

잔득 우비와 우산까지 챙기며 추우면 덧 입을 등산 잠바까지 준비해서

막내인 제가 미리 가서 기다릴 요량으로 일찌감치 터미널로 갔습니다.

제일 먼저 6시 26분에 도착해선 바다님께 전화드리고 나니,

잠시 후에 이문영님 내외분이 당도해셨고,바로 별님 내외분,그리고 바다님까지

단촐한 식구가 7시 발 여수행 고속버스에 올랐습니다.

 

 

중간에 한 번 휴게소에서 쉬고는

거의 4시간 만에 여수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우린 내려서 각자 배낭들을 내려놓고 숨을 돌리려는 찰라에,

금방 삐삐아빠 내외분께서 오셔서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그리곤 속속 전주 안골짝님도 무창포 장어잡이님 내외분도

통영에서 오신 금솔 내외분과 부산의 캡틴님까지 반갑게 합류해선

삐삐아빠님이 안내하는 대로 아주 조용하고 전망이 좋은

바닷가에 위치한(처남이 운영하신다는) 

화이트 빌리지란 팬션에 안내돼서 여장을 푸니,

방 두개가 얼마나 크고 조망이 시원한지 완전 호텔급이였습니다.

나가서 점심 식사를 하자는 데,

삐삐엄마님께서 손수 준비해 오신 잡채를 비롯해서 여러가지 음식들이 푸짐했고,

정화님과 참사랑님께서 준비해 오신 찰밥에 오이소박이, 김,등,,

펼쳐 보니 완전 진수성찬이였습니다.

게다가 손발이 유난히 빠르고 재주많으신 장어잡이님과 몇 분이서

바로 팬션 앞,, 물 빠진 바닷가에 나가시더니,,

눈 깜짝 할 사이에 손바닥만한 석화굴을 한 박게스나 따오셔서,

막걸리에 곁드리니,그 어떤 산해진미보다도 푸짐한 점심 상였습니다.

 

그렇게 잠시 즐거운 식사를 한 후,

오후 일정은 엑스포를 치룬 여수 오동도를 구경시켜 주신다기에

잔득 부른 배를 부여안고 금솔님 봉고차로 오동도로 향했지요.

입구에 들어서니 전에 보지 못했던 멋진 모형의 호텔과 잘 정비된 해변공원들이 우릴 반겼고,

비가 온다던 날씨는 눈이 부시게 뜨겁기 까지 하고,

그 화사한 날씨에 그 여수 앞바다는 전에 없이 새파랗고 맑고 투명했습니다.

그렇게 시원한 바닷풍광을 바라보며 우린 사진촬영도 하면서

담소하며 금새 오동도 숲 속으로 들어갔지요.

간간히 남은 동백꽃 송이들과 우거진 숲은 또 우릴 반갑게 맞아주는데,

예전보다 더 우거진 숲 속은 더없이 상쾌하고 신선해서 한기마져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 청량한 공기를 도시에 찌든 제 몸이 먼저 아는지,모든 세포가 살아나는 듯,,

가슴이 뻥 뚫리고 날아갈 듯 해서,

그 공기를 좀 어디에 잔득 담아오고 싶은 맘 굴뚝 같았습니다.

 

그 숲 속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곤 아쉽지만,다시 발 길을 돌렸지요.

오동도를 나오는 길엔 바닷가에서 해삼과 멍개를 파는 소박한 해녀 모습을 보곤,

그냥 지나치지 않고 안골짝님께서 한 보따리를 샀네요.

그리곤 조금 걸어 나와 럭셔리한 호텔 앞 조용한 노상에서 깜짝 파티가 벌어졌습니다.

즉석에서 장어잡이님께서 도마대신 종이박스를 펴놓곤 면도칼로 손질을 하시며,

술 한 잔을 곁들이시니 천하에 그런 멋과 낭만이 어디 있겠습니까만,

간간히 세월호 참사가 떠 올라 미안하고 죄송스러운 마음에 마냥 즐거울 수 만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질펀한 자리도 아쉬웠던지,

이어서 저녁식사 준비 겸 우리 일행들은 

다시 수산시장을 돌아보며 또 갖가지 싱싱한 횟감을 구경했습니다.

이번엔 또 금솔님께서 거금을 주시고 준비해주셔서 윗층 식당으로 안내됐는데,

마지막으로 반가운 모용초님도 오셔서 우린 여유로운 마음으로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여수 도다리와 농어라는데,,국물이 유난히 담백하고 시원한 게 아주 맛이 일품였습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와보니,

슬슬 어둠도 밀려오고 주위엔 하나 둘씩 아름다운 조명들이 반짝였습니다.

수려한 바닷풍광에 잘 정비된 해상공원을 거닐며 돌산대교를 비롯해서 

주변의 멋진 풍광들에 감탄을 하며 연신 카메라에 담아보기도 하면서

우리 일행은 해풍을 맞으며 천천히 불꽃놀이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우리 도시 촌닭들을 안내하는 대로

높다랗고 평평한 1등 자리에 철퍼덕 앉았더니,

그 현란한 불꽃놀이를 관람하는 데는 아주 제격인 특석 자리였습니다.ㅎ

그 황홀했던 멋진 공연도 어느새 금방 끝이 나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우린 첫날의 일정은 모두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는데,

막 들어서니,,

아주 훤칠하고 영화배우 뺨치게 멋진 분이 또 우릴 반갑게 맞으시네요.

바로 팬션 주인이고 영화감독이라는 삐삐엄마 남동생이시랍니다.

직접 운영은 안 하면서도 저희들을 친히 맞으러 일부러 와주신 내외분께

반갑고 고마운 마음 가득합니다.

 

 운전을 하시는 삐삐아빠님만 빼곤

모두가 기분 좋을 만큼 취기가 오른 듯 한데,

술 안주로 국물있는 찌게를 준비하라는 별님 분부대로

참사랑님과 정화님은 또 준비하느라 수고를 아끼지 않았지요.

그런데 돼지고기를 넣은 김치지게가 보글보글 끓기도 전에 

별님과 이문영님은 세상 모르고 주무시네요.

그 옆에서 우린 또 다시 담소하며 막걸리 파티를 벌이며

못다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유리아님을 추모하는 의미로,,

세월호 대참사를 애도하는 의미로

간간히 삐삐아빠님의 구슬픈 하모니카 연주에 모두가 숙연해졌다가 

또 잠시 후 다른 분의 코믹한 말씀에 또 까르르 웃기도 하면서

우린 그렇게 정겨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거의 자정이 지나갈 무렵 내일을 위해서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데,,

단잠을 주무신 별님과 이문영님은

그 시간에 일어나셔서 다시 합류하시네요.ㅎ

 

억울하고 분통한 마음에...ㅠㅠ

어허 달고,,,!! 하면서

누군가의 상여꾼 소리도 간간히 들리면서,

우린 그렇게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울다가 웃다가

수없이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면서 그렇게 안타까운 마음들을 달랬습니다.

아무리 애도한 들,가신 님이 돌아올 손가,

그 아까운 꽃다운 젊은 영혼들을 어찌 하오리까..

그 부모님들 심경은 또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

인생의 무상함을, 원통함을 되새겨 보면서

많은 유족분들께 심심한 위로를 보내면서

하나 둘씩 인사를 하며 옆방 숙소로 와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p.s 이어서 2부를 올리겠습니다.

출처 : 그리운 노래 초가삼간
글쓴이 : 솔벼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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