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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카이야기

[스크랩] 초가의 여수 나들이...(2)

 

 

초가님들과 함께 한 밤이 지나고

또 다시 밝은 축복의 날이 밝았습니다.

밖을 나가보니,,벌써 몇 분이서 시원한 바닷풍광과 함께

상큼한 아침공기를 마시며 담소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여자분들은 일어나는대로 식사준비 차

 주방이 넓은 옆방으로 갔는데,벌써 부지런하신 안골짝님께선

부추와 애호박을 썰어넣곤 부치게를 부치고 있네요.

그렇게 맛나게 아침준비를 하고는 

식탁대신 야외돗자리 두개를 깔아놓곤 거나한 아침식사를 했습니다.ㅎ

 

그리곤 먼저 가신다는 모용초님을 배웅하러

삐삐아빠님 차는 먼저 나가시고

우린 설겆이를 마치곤 뒤따라 금솔님과 장어잡이님 차에 나눠타고

약속장소인 순천 체육관으로 갔습니다.

잠시동안 둘러보는 그 운동장 주변에도

 울긋 불긋 연상홍은 곱게 피어있어서,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몇장 담는 사이 우리 일행은 모두 모여서

이젠 금솔님 봉고차 한 대에 다 타고는 조정래문학관으로 안내받았지요.

 

오래 전에 감명깊게 읽은 

대하소설 태백산맥을 회상해보며 이곳 벌교는

커니님의 고향이기도 하다는 별님 말씀에 웬지 더 친근감있게 느껴졌습니다.

그곳을 둘러보면서 또 기념사진도 남기며 우린 다음 행선지인 낙안읍성으로 향했습니다.

비가 올 듯 한 날씨지만,,

그나마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골짜기의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하나님과 동기동창생이라서 초가나들이땐

절대로 비가 오지 않는다는 문설주 운영자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보다 많은 우리 님들과 함께 하지 못했음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앞으로도 오래 오래 이런 초가만의 즐거운 나들이를 이어가자느니,

그럴렴 세월이 더해갈수록 쇠락해지는 회원님들 편의를 위해서

관광버스를 구입해야한다느니...휠체어도 구입해서 모시고 다녀야한다느니,,하며

아주 사랑과 정이 흠뻑 넘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읍성에 당도했습니다.

 

차를 주차시키곤

아침에 준비해둔 술안주 거리 부치게를 비롯해서 

남은 먹걸리 통을 들고 주변을 살펴보니,,

글쎄 우릴 위해서 지어놓은 듯한 넓은 원두막이 있네요.

금방 비라도 쏟아질 듯,,차분히 가라앉은 날씨에

마루에 올라 앉아서 푸르른 천지 사방을 둘러보면서 또 정담을 나눴는데,

삐삐아빠님께선 차분한 하모니카 선율로 더욱 분위기를 살려주시네요.

그렇게 남은 음식을 알뜰히 소진하고는 성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우리 선조들의 60년 대 살림살이를 보는 것 같은 그곳은

언제 가도 마냥 신기하고 푸근하기만 합니다.

그렇게 신기한 눈으로 이곳 저곳을 살피는데,

미쳐 상곽을 돌기도 전에 드디어 비가 내리기 시작하네요.

농부님들에겐 꿀맛같은 단비라 생각되니

저는 그까짓 비쯤이야 전혀 문제 될 게 없는데

서둘러 주차장으로 가시니 저도 따라 갈 수 밖에요.

 

차에 다 올라타고는 점심식사도 할 겸,

 또 때마침 장날이라는 순천 재래시장을 갔습니다.

장터에 위치한 소박한 소머리 국밥집을 갔는데,

얼마나 인심이 좋으시던지요.

서울에서의 고기 양의 세 배는 족히 되서 다른 분께 드리고도 충분했습니다.

그렇게 호식을 하고는 계산을 하려니 어느새 안골짝님께서 먼저 하셨대서

또 한 번 뜨거운 초가사랑을 느끼며 송구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이젠 몇 분은 가신다고 하는 아쉬운 작별의 시간이 서서히 다가옵니다.

식사를 마치곤 주차장으로 가는 그 짧은 순간에도 살림꾼 이문영씨는

읍성에선 칼과 몇가지 도구를 사시더니,또 토마토와 고춧모를 한아름 사오셨네요.ㅎ.

주차돼 있는 체육관으로 가서 짐들을 재정비하곤

먼저 가신다는 금솔님 내외분과 캡틴님 그리고 장어잡이님 내외분과 안골짝님과

서로서로 뜨거운 포옹을 하며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아쉬웠겠지만,

가장 제 심금을 울렸던 작별인사는 금솔님 사모님 풍경님이셨습니다.

늘 모나리자 같이 조용하고 은은한 미소가 한결같은 풍경님께선,

살짝 제 귀에 대고 "우야돈둥 5년 동안 건강 관리 잘 해서 꼭 완치하라"는

사투리 섞인 말씀에 

전 이내 울컥해지며 눈시울이 붉어져서 말문을 잃었습니다.

피를 나눈 형제도 아닌데,어쩜 그렇게 뼛속까지 고맙고 감사한지요.

몇 년 전 통영 나들이때도 그 소박한 모습에 제가 흠뻑 반했었는데,

그런 아름다운 분과 사시는 금솔님은 참 행복하신 분입니다.

 

그렇게 아쉬운 작별을 하고는

우리 서울 팀은 6시에 차편 예약이 돼 있기에

남은 시간을 이용해서 보슬비를 맞으며

그 가고팠던 순천만 갈대숲으로 갔습니다.

아직 연두빛 갈대는 어리지만,그 사이사이로 게들이 얼마나 많던지요.

슬금슬금 기어다니는 게들을 보면서 잡고 싶은 충동에 아주 신바람이 났드랬습니다.

그렇게 보슬비가 내리는 멋진 순천만이 삐삐아빠님의 하모니카 연주가 보태져서

더 없이 촉촉하며 최고조로 멋진 분위기였습니다.

가장 인상적였던 곡은

"숨어우는 바람소리,그리고 "만남"

얼마나 멋진 연주였으면

지나가는 관광객이 금방 팬이 되어 얼싸안으며 열렬한 환호를 하기도 했답니다.ㅎ

 

더 머무르고 싶었지만,

차 시간이 다가와서 정원박람회는 다음으로 미루고

순천만을 나오면서 따끈한 차 한잔으로 마무리하고는 급히 터미널로 갔습니다.

터미널에 도착해선

또 잠시동안 보이지 않던 삐삐엄마께선 어디선지 김밥을 준비해선

차안에서 드시라고 다정스럽게 건네주시네요.

게다가 출발 10분 전 버스에 오르기 전엔

 악수를 하면서 삐삐아빠께선 눈물까지 글썽였습니다.

이틀동안의 넘치는 환대를 받고 막상 이별을 하는 순간엔

우리 모두가 아쉬움에 눈시울을 붉혔었지요.

주선해주신 삐삐아빠님 그리고 삐삐엄마님,

너무 너무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우리 모두 그 넘치는 사랑 듬뿍 받으며

이틀 동안 너무나도 즐겁고 행복한 시간 오래 오래 기억될 겁니다.

그리고 각 처에서 참석해주신 반가운 회원님들 여러가지로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부득이한 이유로 참석치 못한 회원님들께도 덕분에 무사히 잘 다녀왔음을 감사드립니다.

다음 기회엔 꼭 함께 할 것을 약속드리면서,,오래 오래 건강하십시다.

그리고 언제까지고 그런 뜨거운 만남 이어가십시다.

이렇게 아름다운 쉼터를 마련하신 별님과

운영자 여러분께도 다시 한 번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초가삼간의 여러 회원님들,,,!

사랑합니다...!!

 

끝으로 이틀동안 차안에서만 고생한 삐삐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를 합니다.ㅎ

삐삐아빠님의 마지막 이별 장면을 담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쉽지만,

우리들 가슴속엔 그 모습 영원히 기억될 겁니다.

너무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부디 세월호 대참사가 하루 속히 마무리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이만 긴 글 마칩니다.

 

사랑스런 삐삐

 
출처 : 그리운 노래 초가삼간
글쓴이 : 솔벼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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